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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평양이 보인다》 (14)
주체108(2019)년 출판

  《안경진송이라고 놀려줍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숙였던 몸을 펴시며 호탕하게 웃으시였다.
  진송이도 픽 따라웃었다.
  수행일군들은 영문을 알수 없어 어리둥절하였다.
  《진송이, 내가 그 별명을 없애주지!》
  비로소 영문을 깨달은 일군들도 입가에 웃음을 지으며 복받은 병사를 마음속으로 축복하였다.
  그러나 진송은 그이께서 하신 말씀의 깊은 의미를 아직은 미처 깨닫지 못하였다.
  《자, 이젠 헤여지자구! 진송동무, 앞으로 건강해서 군사복무를 잘하시오! 진송동무를 보고싶어서라두 내 다시한번 꼭 오지!》
  자기의 귀를 의심한 진송은 어안이 벙벙하여 경애하는 원수님을 우러렀다.
  《그래, 내 꼭 다시 오겠소! 군사복무를 잘하라구!》
  다시한번 외우신 김정은동지께서는 헤여지기가 아쉬운듯 병사의 어깨를 한참이나 다독여주시고나서 출입문가로 향하시였다.
  《경애하는 원수님!》
  그이께서는 문을 나서시려던 걸음을 멈추시였다. 생각없이 따라서던 일행이 바위에 부딪친 파도마냥 물결쳤다. 그이께서 돌아서시였다.
  눈물이 가랑가랑 맺힌 진송이가 어깨를 세차게 들먹거리며 애절하게 부르짖었다.
  《고맙습니다! 하지만, 다신… 다신… 이렇게 위험한 곳까지…》
  《!…》
  김정은동지께서는 채 맺지 못한 그의 말끝을 음미해보시였다. 비록 애된 목소리였지만 속깊은 병사의 심정이 헤아려지시자 가슴이 찌르르 저려나신다.
  말끝을 맺지 못한 병사는 쏟아지는 눈물을 끝끝내 참지 못하고 군복소매로 훔치며 어린애처럼 왕왕 소리내여 울고있다.
  그이께서는 이 순간 군인들의 격술훈련장에 서있는듯 한 느낌을 받으시였다.
  시퍼런 피줄들이 툭툭 불거져나온 돌덩이같은 근육들에서 뿜어져나오는 기운이 자신의 전신에 그대로 옮겨지는것만 같았던 그때의 힘을 느끼시였다. 아니, 그 이상이시였다.
  《?…》
  김정은동지께서는 그 병사를 새삼스러운 눈길로 자세히 눈여겨보시였다.
  자그마한 키, 하관이 좁은 얼굴에 안경까지 끼다보니 소년이 아버지의 모자를 쓰고 나선것처럼 멋적고 어설피다.
  어딘가 연약해보이고 아직은 솜털이 채 가셔지지 않아 여물지 못한 이삭과도 같은 이 병사의 그 한마디가 형언할수 없는 힘을 주는것은 무엇때문인가?
  병사!… 저 병사에게 과연 무엇이 있는가?
  있다면… 아직은 만년필이나 매만지기 좋은 여물지 않은 두손뿐이다.
  그리고 있다면… 나서자란 조국을 목숨으로 지키겠다는 각오뿐이다.
  그래, 저것이 힘이다! 안경을 끼고서라도 조국을 지키려는 그 불같은 사랑이 그 어느 나라도 가져보지 못한 아니, 영원히 가질수 없는 우리의 힘이다!… 
  김정은동지께서는 그 짧은 순간에 지구도 들어올릴 거대한 힘이 전신에 뻗치는감을 느끼시였다.
  그 힘의 분출이런듯 마디마디에 천근만근의 무게가 실린 그이의 우렁우렁하신 음성이 식당안에 울려퍼졌다.
  《고맙소! 병사동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