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작품들을 감상해보십시오 - 서고
단편소설 《사랑의 탑》 (13)
2021년 창작

  원수님께서는 자신의 곁에 그린듯이 서있는 충일이에게로 시선을 돌리시였습니다. 그를 자신의 제일 가까이에 앉혀주시며 다정히 물으시였습니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옛, 김충일입니다.》
  《충일이라? 이름이 참 좋구나. 그래, 손에 든것이 무엇이냐?》
  《저… 사진첩입니다, 동무들에게 보여주자구.…》
  충일이는 주빗주빗하며 여전히 사진첩을 매만졌습니다.
  《동무들에게 보여줄 사진첩이란 말이지? 우리 충일이가 참 좋은 생각을 했구나.》
  원수님의 칭찬을 받은 충일이가 부러워 아이들속에서 가벼운 탄성이 터져나왔습니다.
  《그럼 어디 내가 먼저 좀 볼수 있을가? 우리 충일이가 얼마나 멋들어지게 사진들을 찍었나, 응?》
  충일이는 그만 심장이 뚝 멎는것만 같았습니다. 글쎄 꿈에도 그려볼수 없었던 행복이 자기에게 통채로 안겨졌던것입니다. 너무도 믿어지지 않아 살그머니 허벅다리까지 꼬집어보았습니다.
  원수님께서는 충일이가 드리는 사진첩을 받아드시고 사랑과 정을 담아 펼쳐보시였습니다.
  동화그림이 곱게 그려진 사진첩 갈피갈피에는 충일이가 만경대고향집과 혁명렬사릉을 비롯한 평양시의 여러곳을 참관하면서 찍은 사진들이 꽉 차있었습니다. 그리고 사진밑에는 날자와 함께 제나름의 표제까지 척 씌여져있었습니다.
  원수님께서는 사진첩을 한장한장 펼치시며 못내 기뻐하시였습니다.
  《이제 보니 우리 꼬마대표들이 못 가본데가 없구나. 이런… 우리 충일이가 유희기구를 타면서 찍은 사진들이 정말 멋있는걸. 가만… 이옆에 함께 타고 웃는 애는…》
  원수님께서는 인츰 림명이를 바라보시였습니다.
  《옛. 원수님, 그건 바로 접니다.》
  림명이가 원수님앞에 차렷자세를 하고 나섰습니다.
  《그래, 그래, 정말 그렇구나. 아까 이름이 림명이라고 했던가? 이렇게 둘이서 꼭 껴안고 환하게 웃으며 찍은 사진을 보니 음‐ 너희들 꼭 쌍둥이같구나.》
  원수님께서는 함박꽃처럼 활짝 웃으며 충일이와 림명이가 나란히 함께 찍은 사진을 기쁨속에 높이 흔들어보이시였습니다.
  충일이와 림명이도 서로 마주보며 너무 좋아 벌씬 웃었습니다. 그러나 사진첩이 한장한장 번져질수록 충일이는 조급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조금만… 조금만 더 펼치면…)
  충일이는 너무도 안타까와 마주잡은 손을 자꾸만 비틀었습니다. 이제 다음 다음장에는 사진이 없었던것입니다. 바로 급강하탑을 타고 찍은 사진이 들어있어야 할 그 자리입니다. 하지만 사진은 없이 그저 표제만 외롭게 끼워져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