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작품들을 감상해보십시오 - 서고
단편소설 《3년, 30년》(16)
2024년 창작

7

  이튿날 나는 일찌감치 대학으로 향했다.
  설미앞에 나서기가 좀 별나긴 했으나 그를 한시바삐 만나고싶었던것도 사실이였다.
  설미를 만나 털어놓을것은 다 털어놓고 또 용서를 빌라면 서슴없이 그럴 생각이였다.
  이제는 설미와 학급동무들을 진심으로 도와주고싶다.
  그리고 기꺼이 그들의 도움도 받고싶었다.
  《동무들, 우리 힘을 합쳐 무조건 최우등생학급으로 만듭시다!》
  한폭의 그림처럼 황홀하게 일떠선 새 교사를 지척에 바라보며 나는 동무들앞에서 이렇게 호소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이렇게 시작된 그 하루를 나는 영원히 잊을수 없다.
  설미랑 철명이랑 학급동무들이 아니였다면 나는 일생을 두고 자신을 후회하게 되였을것이다.
  고맙다, 나의 정다운 학우들이여!
  바로 이날 경애하는 아버지원수님께서 새로 일떠선 우리 평양교원대학을 돌아보시였다. 오랜 시간에 걸쳐 대학의 여러곳을 구체적으로 돌아보신 그이께서는 더없는 만족을 표시하시였다.
  우리 당이 매우 중시하는 대학!
  이것이 경애하는 아버지원수님께서 우리의 교정에 안겨주신 값높은 평가였고 크나큰 믿음이였다.
  인재강국, 교육강국으로 향한 지름길이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새 세대들에 대한 교육사업의 성패도 바로 이 교정에서부터 좌우된다, 여기에서부터…
  경애하는 아버지원수님께서 수영장을 돌아보실 때였다.
  《경애하는 원수님, 우리 학생들중에는 원수님께서 만나주시고 사랑의 기념사진을 찍어주신 녀병사들도 있습니다. 해안포병출신들이여선지 수영종목에서는 남학생들도 그들을 당해내기 어려워합니다.》
  학장선생님이 자랑기어린 어조로 말씀드렸다. 걸음을 멈추신 아버지원수님의 존안은 반가움으로 더욱 환해지시였다.
  《그렇소? 거 정말 기쁜 일이구만.》
  전선시찰의 길에 만나보신 애어린 녀병사들의 모습을 그려보시는듯 그이께서는 잠시 파도모양의 굴곡을 이루며 시원스레 드리워진 수영장의 천정 어딘가에 추억깊은 시선을 보내시였다.
  늠실거리는 바다, 발을 동동 구르던 녀병사들… 그속에 설미의 동실한 얼굴도 보인다.
  《공부들은 다 잘하오?》
  《예, 모두 학업성적이 높습니다.》
  아버지원수님께서는 마침내 걸음을 옮겨떼시였다.
  《학업성적들이 높다니 마음이 놓이오. 그들이야 다 최우등생감들이지.
  하지만 학장선생, 교원대학 학생의 진짜성적은 오늘이 아니라 다가올 미래가 채점하는게 아니겠소.》
  또다시 걸음을 멈추신 그이께서는 수행한 일군들을 쭉 둘러보시였다.
  오랜 당일군도 있고 어깨에 왕별을 단 장령도 있었다.
  한때는 그들도 소학교의 작은 교정에서 선생님이 쓰는 칠판의 글을 따라읽으며 자기들의 래일을 그려보았을것이다.
  《내 전번 소년단대회때도 말했지만 이제 한 30년후에는 불피코 그 어린 학생들이 우리 혁명의 골간이 될것이고 동무들처럼 나와 함께 일하게 될거요.
  그때 나라를 위해 한몫 단단히 하는 그런 사람들에게 나는 찾아가서라도 물어보겠소, 동무들의 소학교시절 스승이 누구였는가고. 그들의 입에서 여기 평양교원대학 졸업생들의 이름을 듣는다면 나에겐 그 이상 기쁜 일이 없겠소. 이것이 평양교원대학에 대한 나의 리상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