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화 - 생활
아버지처럼 살고싶었습니다
  수도 평양의 거리를 누비는 무궤도전차들중에는 처녀운전사가 모는 129호전차도 있습니다.
  그 처녀운전사는 김진해, 이제 20살밖에 되지 않습니다.



  처녀가 중학교를 졸업하고 무궤도전차운전사가 되게 된데는 사연이 있었습니다.
  중학교졸업을 앞둔 어느날 어머니, 오빠와 함께 할머니의 집으로 가던 진해는 우연히 녀성운전사가 모는 무궤도전차를 타게 되였습니다.
  30여년을 묵묵히 무궤도전차를 모는 아버지에게서 녀성운전사들도 있다는 말은 들어왔지만 직접 보게 되니 신기하기도 했고 부럽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자기도 무궤도전차운전사가 될수 없을가 하는 생각을 품게 되였습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가족사진 한장 남길수 없을 정도로 늘 직장에 나가 무궤도전차와 함께 살아오신 아버지에 대한 원망감도 많았던 그로서는 선뜻 결심을 내릴수가 없었습니다.
  이러한 그의 결심을 지지해주고 고무해준것은 바로 아버지와 어머니였습니다.
  아버지는 사람들의 생활에서 무궤도전차는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운수수단이라고 하면서 그것을 리용하는 손님들속에는 큰 발명을 한 과학자도 있고 세계의 하늘가에 공화국기를 휘날린 체육인도 있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자기는 무궤도전차운전사가 된것을 더없는 긍지로 여긴다고, 네가 이 아버지의 대를 잇는다면 그이상 더 큰 기쁨이 없을것 같다고 절절하게 말하였습니다.
  고이 길러온 외동딸이 무궤도전차운전사가 되겠다고 하자 놀라워하던 어머니도 딸의 마음을 알고는 한번 시작한 길을 마지막까지 가야 한다고, 아버지처럼 살기를 바란다고 하면서 등을 떠밀어주었습니다.
  이렇게 되여 무궤도전차를 몰게 된 처녀였습니다.
  하지만 욕망처럼 쉽지는 않았습니다.
  남들이 잠에서 깨여나지 않은 이른 새벽에 집을 나갔다가 깊은 밤에야 집으로 돌아와야 하는것이 무궤도전차운전사의 하루일과였습니다.
  일요일, 명절날도 가족들과 함께 보낼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사업소의 공훈자동차운전사의 곁에 자기를 세워보면서 마음을 다잡군 하였습니다.
  이제는 무궤도전차를 자기 살붙이처럼 여기며 온갖 정을 다 쏟아붓는 처녀운전사입니다.
  《저의 운행길도 인생길도 아직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그렇지만 한생을 운전대와 함께 운행길에 바쳐온 아버지의 모습을 영원히 마음속에 간직하고 아버지처럼 저도 충성의 운행길, 애국의 운행길을 꿋꿋이 이어가겠습니다.》
  처녀운전사는 아버지가 30여년을 달려온 운행길을 오늘도 이어가고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