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사랑의 탑》(14)
2021년 창작
충일이가 자꾸만 안절부절하자 원수님께서는 의아한 눈빛을 지으시고 충일이를 바라보시였습니다.
《충일인 어디 불편한데라도 있느냐? 좀전에도 얼굴색이 좋지 않았는데.》
그 바람에 충일이는 송곳에라도 찔리운듯이 몸을 우뜰 떨며 도리머리를 저었습니다.
《아닙니다. 그저…》
충일이는 머리를 수그리고 손톱여물만 썰었습니다.
《이거 우리 충일이가 소년단대표답지 않게 대단한 쭐난이로구나. 그래, 나한테도 말 못할 사연이 있느냐?》
충일이는 잠시 망설이다가 더듬더듬 원수님께 말씀을 올렸습니다.
《원수님, 이번에 유희장에 갔댔는데… 큰 형님들만 급강하탑을 타고… 나와 내또래의 몇동무들은 키가 작다고… 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사진도…》
원수님께서는 잠시 놀라움을 금치 못해하시다가 충일이와 나란히 서있는 림명이에게 물으시였습니다.
《그래 림명이두 급강하탑을 타지 못했느냐?》
《아닙니다, 저는 탔습니다. 저는 키가 크기때문에 단번에 탔습니다.》
림명이는 충일이와 함께 급강하탑을 타겠다고 슬그머니 발뒤축을 들던 때의 일이 떠올라 저도 모르게 슬쩍 키를 돋구며 말씀올렸습니다. 그러다가 자기의 철없는 행동에 활딱 얼굴을 붉히였습니다.
《그러니 림명인 동무들에게 보여줄 사진을 멋있게 찍었겠구나?》
《예, 전 사진을 정말이지 멋있게 찍었습니다.》
자랑스럽게 대답올리던 림명이는 자기를 부러움에 차서 바라보는 충일이와 눈길이 마주치자 멋적게 웃으며 앞이마를 긁적거렸습니다.
원수님께서는 비여있는 장을 쓰다듬으시며 충일이가 써넣은 표제를 한자한자 읽어보시였습니다.
《하늘탑아 올라라! 나의 꿈 가득 싣고 높이높이 올라라 하늘끝까지! 앞날의 추격기비행사 김충일.》
원수님께서는 머리를 수그리고 어쩔줄을 몰라하며 앉아있는 충일이의 손을 꼭 잡아주시였습니다. 좀전에 키가 큰 애들에게 밀리워 안타까와 두발 동동 구르던 충일이의 모습이 다시금 떠오르시였습니다.
뒤에 서있던 책임일군아저씨가 조용히 말씀올렸습니다.
《경애하는 원수님, 사실 급강하탑은 다른 기구들과 달리 육체적준비를 요구하는것으로 해서 어른들도 쉽게 접어들지 못하는 기구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각이한 학년의 소년단대표들이 오다나니 충일이와 같이 키가 작은 학생들은 급강하탑을 타지 못했습니다.》
책임일군아저씨의 이야기를 들으신 원수님께서 충일이를 바라보시며 다정히 물으시였습니다.
《그래 충일인 지금 몇학년이냐?》
《1학년입니다.》
《그럼 11살이겠구나. 나이가 어린데 급강하탑이 무섭지 않느냐?》
그러자 충일이는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원수님께 말씀올렸습니다.
《원수님, 조금도 무섭지 않습니다. 난 이담에 어른이 되면 하늘을 날으는 비행사가 되겠다고 동무들과 약속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학급 순호랑 영진이랑 비행사는 용감한 사람만이 될수 있다고 하면서 평양에 가면 급강하탑을 타야 인정하겠다고 했습니다.》
원수님께서는 충일이의 엉뚱한 대답에 가볍게 웃으시였습니다.
《그러니 우리 충일이가 동무들앞에서 비행사자격시험을 치는셈이로구나.》
원수님께서는 충일이의 등을 두드려주시며 호탕하게 웃으시였습니다.
둘러선 일군들과 소년단대표들속에서도 즐거운 웃음소리가 울려퍼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