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작품들을 감상해보십시오 - 서고
단편소설 《3년, 30년》(17)
2024년 창작

  30년후…
  우리는 이 대학에 와서 3년후면 졸업증과 성적증을 받는다.
  교정의 3년이란 길지 않다.
  하지만 그동안에 우리가 배우고 다지는 그 모든것은 적어도 30년후의 조국의 미래를 결정하게 된다.
  30년후 우리는 어머니조국이 주는 진짜성적증을 받을것이다.
  비록 우리가 키운 제자들은 어린시절의 평범한 소학교선생님을 잊을지 몰라도 조국이, 아버지원수님께서 우리의 이름과 우리의 현실을 기억하실것이다.…
  얼마후 나는 학급동무들과 함께 경애하는 아버지원수님을 모시고 기념사진을 찍게 되였다.
  이 영광의 자리에 철명도 있고 설미도 있고 학선과 은애도 있었다.
  우리는 환호하던 손들을 내리우고 젖은 두 볼을 훔치며 몸가짐을 바로하였다. 그 순간 우리는 모두 한곳에 시선을 주었다.
  아버지원수님을 모시고 그이와 함께 우리가 다같이 바라보는 그것은 비단 사진기의 렌즈가 아니였다.
  내 조국의 창창한 미래였다.

*

  그해 1월의 마지막날은 우리 어머니의 생일이였다.
  설미가 찾아왔다.
  놀라운것은 학선이 말했던 멋쟁이박사원생도 함께 온것이다.
  《어이구… 우리 일진이도 왔구나.》
  어머니는 더없이 반가와한다.
  《선생님, 생일을 축하합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준 마지막숙제는 정말 헐치 않습니다.》
  《어찌겠니? 그게 다 내 잘못이다. 일진이가 날 대신해서 설미를 도와다오.》
  그 박사원생이 소학교때부터 음악보다 수학을 잘하던 학생이라는것을 나는 얼마전에야 알게 되였다.
  아마 어머니는 머리숙이고 옛 제자를 찾아갔으리라.
  그리고 설미의 학습방조를 남몰래 부탁했을것이다. 아직도 마음은 교단에 두고계시는 나의 어머니…
  설미는 제손으로 그린 연필화를 생일기념품으로 마련했다.
  아직 솜씨가 서툴다나니 그림속의 녀인은 우리 어머니인것같기도 하고 또 아닌것같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진정으로 감탄했다.
  《이거 정말 생동하구만요. 안그렇습니까, 어머니?》
  어머니는 연필화를 물끄러미 들여다보다가 의미심장하게 웃으셨다.
  《그래, 헌데 내가 이렇게 젊었단 말이냐? 이것 봐라, 지시봉까지 척 들고 교탁앞에 서있구나.》
  설미의 동그란 눈에 맑은것이 고여들었다.
  《선생님은 정말 그때모습그대로입니다. 절 가르치시던 그때처럼…》
  형언 못할 감동으로 나는 가슴이 한껏 달아올랐다.
  그림속의 어머니는 젊었다.
  내 보기엔 그림밖의 어머니도 그 못지 않게 젊어보였다. 미래에 사는 사람은 늙지 않는 법이다.